퇴직하니 ‘소득 공백’… 어찌합니까

퇴직은 새로운 시작이라고들 말하지만, 많은 중장년층에게 현실은 그리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아직 자녀 교육이 한창이고 부모 부양도 이어지는 시기, 일정한 소득이 끊기는 순간 삶은 급격히 불안해집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정년을 더 늘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다시 힘을 얻고 있습니다.

퇴직 후 예상보다 빠르게 맞닥뜨리는 공백기는 생각보다 무겁습니다. 오랜 경력을 쌓았던 이들도 생계를 위해 다시 구직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으며, 새로운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다른 직종을 배우는 사례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특히 은퇴를 앞둔 60대는 ‘쉬고 싶다’는 마음보다 ‘일을 계속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더 자주 이야기합니다.

퇴직이라고 쉬는 게 아니다… 다시 일을 찾아 나서는 60대

30년 가까이 은행에 근무했던 61세 A씨는 지난해 퇴직하자마자 재취업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국민연금 수급까지 2년 남은 그는 퇴직금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해 관련 자격증 4개를 취득하며 다시 일자리를 찾았습니다. 6개월간의 도전 끝에 금융 상담 업무로 재취업에 성공했지만 소득은 현직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낮아졌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말합니다.

“퇴직했다고 그냥 쉴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은 A씨뿐만이 아닙니다.

60세에 퇴직한 B씨는 연금을 받을 예정이지만 “월 200만 원 정도로는 생활이 안 된다”며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아파트 관리비, 보험료, 세금 등 고정비만 고려해도 넉넉한 노후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재취업은 더 힘들고, 자리 역시 이전보다 열악해지는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다… 길어지는 구직 기간

고령층의 경제활동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합니다. 많은 이들이 70대 초반까지는 계속 일하고 싶다고 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된 일자리에서 물러난 뒤 다시 시장에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새로운 일자리는 대부분 낮은 임금, 짧은 계약, 익숙하지 않은 업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직 기간이 길어질수록 경력과 무관한 직종으로 밀려나고, 임금은 점점 낮아집니다. 그 과정에서 자존감이 흔들리고 경제적 압박은 더 커집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지원은 아직 부족합니다. 규모가 큰 일부 기업만이 재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을 뿐, 상당수 근로자들은 퇴직 후 스스로 모든 준비를 감당해야 합니다.

노동 시장을 떠나는 베이비부머… 경제에도 위기

한국 사회는 지금 한 세대의 대규모 은퇴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2차 베이비부머(1964~74년생)는 2020년대 중반부터 2030년대 초반까지 본격적으로 노동시장을 떠날 예정입니다.

이들은 교육 수준과 근로 의지가 높아 생산성도 높은 세대로 평가되며, 이들의 이탈은 노동력 감소와 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이 세대가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정년을 연금 수급 연령에 맞추는 논의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고용의 질을 개선하고, 중장년층이 경력을 살려 더 오래 일할 수 있게 한다면 개인의 삶뿐 아니라 한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핵심은 ‘공백을 줄이는 것’… 이제는 사회가 답해야 할 때

퇴직 후 3~5년 동안 발생하는 ‘소득 공백’은 많은 가정의 삶을 흔들고 있습니다.

꾸준히 쌓아온 경력, 책임져야 할 가족, 달라진 노동 시장의 현실 속에서 중장년층은 스스로 답을 찾기엔 너무 많은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이제는 개인이 아닌 사회가 해답을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정년 연장, 재취업 지원, 직무 전환 교육, 고령 친화 일자리 확대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해결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한국의 미래를 위해 중장년층이 더 오래, 더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 그 변화를 실질적으로 만들어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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